[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지난달 31일 한류 거리의 중심 압구정에 자리한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 건물 1층에 마련된 케이팝(K-POP) 홍보관인 ‘팝콘(POP-KON)’에서 한 남성이 탁자에 앉아, 전화를 걸고 끊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는 것을 반복하며, 열심히 무언가를 메모한다. 전화 한 통화당 들어가는 시간은 5분 정도를 넘기지 않는다.
그는 전국 22개 사이버대학들의 14년간의 숙원 과제였던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 제정을 위해 최근 조직된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안국회통과 추진위원회(이하 원대협법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공병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다.
공병영 위원장은 이처럼 요즘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걸고, 때에 따라선 직접 만날 약속까지 잡아가면서 원대협법 입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법 제정 절차와 관련해 필요한 모든 정보·조언을 듣고 있다. 과거 몸담았던 교육부 공무원을 비롯해 국회·여야 정당 관계자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를 오래 취재해온 언론·기자들에게도 원대협법 통과를 위한 지지와 조언을 구하고 있다.
원대협법은 전국 22개교 사이버대의 협의체를 법정 기구화하는 게 핵심 골자다. 일반대와 전문대는 각각 1984년과 1995년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법’이 통과되면서, 현재 법적 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사이버대는 지난 2004년 조직된 협의체 ‘한국원격대학협의회’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여전히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지난 2016년 제가 교육부에서 근무할 때 사이버대에서 ‘원대협법’을 추진했었는데 당시 법을 통과시켰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질 못했습니다. 이를 지금도 저의 원죄(原罪)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사이버대 전체 회의에서 원대협법 국회 통과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조직하기로 결정했고, 위원장을 제가 기꺼이 맡겠다고 한 것입니다.”
특히 공병영 위원장이 지난 1990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교육부 평가지원과장, 장관 비서실장, 교육안전정보국장 등으로 있었고, 서울대·충남대 사무국장과 충북도립대 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잔뼈가 굵은 이른바 ‘교육 정책통(通)’으로 통하는 만큼 이번 원대협법 추진위원장으로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를 모은다.
원대협법 추진위원회는 이번 제22대 국회 원 구성 시기에 맞춰 원대협법 발의를 공식적·체계적으로 준비하게 된다. 위원회 활동을 위한 예산도 기존에 전체 사이버대가 연간 회비로 걷어온 금액에서 약 10% 정도를 추가로 걷어 재정을 마련한 상태다. 위원회는 법 발의 준비부터 향후 국회 통과가 공포될 때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국회가 개원하고 늦어도 8월에는 법 발의가 이뤄지도록 준비하고자 합니다. 올해 12월에는 통과될 수 있도록 이를 목표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과 홍보에 나설 계획입니다.”
사이버대 사회에선 그간 원대협법의 부재로 일반대·전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이버대의 행정·재정·정책적 소외가 심화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이버대를 대표·대변할 법적 기구가 없었던 탓에 교육부 등 당국 주도로 이뤄져 온 여러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도 사이버대가 외면받아 왔다는 입장이다.
“사이버대는 그동안 협의체(현 한국원격대학협의회)가 법적으로 공인된 단체가 되지 못해 여러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입니다. 사이버대는 일반대와 같은 법률로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이지만, 법규부터 행정, 정책 등 여러 방면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정부에서 역점 추진하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나 대형 국고 사업인 ‘글로컬대학30’에서도 사이버대는 제외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일이지요.”
공 위원장은 22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가 조직되면, 특히 국회 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원대협법을 발의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지난 2010년 제18대 국회에서 첫 발의가 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도 읽힌다.
“원대협 법안이 여야 쟁점 법안은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통과되지 못했던 이유는 우리(사이버대 사회) 내부의 전략이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원대협법에 국회와 정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른바 흔드는 힘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결국 ‘내부 결속력과 홍보가 부족했다’고 분석하면서, 앞으로는 탄탄한 논리개발과 함께 22개 사이버대가 모두 나서고 40만 동문 전체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는 공 위원장을 필두로 추진위원에는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장일홍 한국열린사이버대 총장 △장지호 사이버한국외대 총장 △조방제 영진사이버대 총장 △홍승정 국제사이버대 총장 △임승환 한국복지사이버대 부총장 △김석권 원대협 사무국장 등이 참여한다. 자문위원은 △박형용 원대협 AI융합연구원장(글로벌사이버대 기획처장) △양재모 원대협 발전기획위원장 △이근배 영진사이버대 취창업지원센터장 등이 맡는다.
위원회는 원대협법을 기존 법률안 토대에서 재검토하는 동시에 쟁점을 정리한 이슈리포트 작성, 40만 사이버대 동문회 활용방안 마련 등을 추진한다. 특히 여야 발의자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법안을 널리 홍보할 수 있도록 국회 포럼·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 전국 22개교 사이버대에게 있어서 ‘원대협법’ 제정은 왜 중요한가.
“디지털 기반 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 교육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 국민이 온라인 교육을 경험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사이버대들은 지난 20여 년 노하우로 온라인 교육을 앞장서 지원해왔다. 앞으로도 선도적으로 견인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원대협을 법적으로 공인한 단체가 여전히 없다는 것은 문제다. 원대협법은 사이버대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를 법적 기구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반대는 1964년에 대교협법을, 전문대는 1995년에 전문대교협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2001년 처음 사이버대가 설립된 이래로 원대협법만 제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원격대학은 일반대와 같은 법률로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이지만, 법규부터 행정·정책 등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방대를 집중 지원하는 라이즈(RISE)와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사이버대가 제외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원격대학은 공간 한계가 없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들을 추진할 가장 적격임에도 오히려 사업 신청 자격조차 받지 못했다. 이는 대학만이 아니라 재학생, 동문을 차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원대협법 제정 추진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올해를 원대협법 입법화 원년으로 삼고 추진하고자 한다. 앞으로 국회 교육위원회가 꾸려지면 여야 간사를 면담하고 여야 간 이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발의 절차에 돌입하고자 한다. 늦어도 ‘8월 발의, 12월 통과’를 목표로 전략을 수립하고,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과 홍보에 나설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원대협법 법안을 기본토대 위주로 재검토하고 쟁점을 정리한 이슈리포트 작성, 여야 발의자 확보, 40만 동문 활용방안 마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법안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국회 포럼·세미나 등을 수시로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부터 먼저 오프라인 대학과의 차별화, 사이버대의 강점을 살릴 특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 추진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조직됐고, 위원장·추진위원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추진위원으로는 사이버대 총장 등 9명이 참여한다.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장일홍 한국열린사이버대 총장, 장지호 사이버한국외대 총장, 조방제 영진사이버대 총장, 홍승정 국제사이버대 총장, 임승환 한국복지사이버대 부총장, 김석권 원대협 사무국장 등이다. 또한 자문위원을 구성해 아이디어 제시, 활동 보좌 등 역할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형용 원대협 AI융합연구원장(글로벌사이버대 기획처장), 양재모 원대협 발전기획위원장, 이근배 영진사이버대 취창업지원센터장 등이 참여한다. 앞으로 위원장과 위원들은 원대협법 제정을 위한 논리 개발과 전략 수립, 쟁점을 정리한 이슈리포트 작성, 그리고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설득과 홍보작업 등을 할 계획이다.”
- 교육부·국회와 소통은 필수일 것 같은데 어떻게 교감할 계획인가.
“최근 한국대학신문을 비롯해 교육부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원대협법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어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과도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과 라이즈는 지방의 교육 소외계층을 막고 지역을 살리는 데에 목적이 있는데, 이 같은 역할은 오프라인 수업에 한계가 없는 원격대학이 제격인 만큼 지방시대위원회에 사이버대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알리고자 했다.
이어 교육부 관계관을 만나 법 제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관계자는 원대협법 제정 추진에 적극 협조하되 사이버대에서도 국내 오프라인 대학과의 차별화, 사이버대 강점을 살릴 특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제 22대 국회 교육위원회가 결성되면 여야 간사를 만나 양측 간 이견을 좁히는 데 주력하고 관계자들을 초청해 포럼·세미나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 원대협법 제정 추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제까지 제정되지 못했던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분석하는지.
“먼저 2010년 18대 국회부터 시작해 19~20대까지 모두 원대협법 제정을 위한 입법이 발의됐다. 2016년 20대 국회에서는 공청회·간담회 등을 잇따라 개최하고 무려 4차례에 걸쳐 법안 상정이 됐지만, 결국 자동 폐기됐다. 이후 2021년 21대 국회에서 김교홍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교육위에 상정했고, 지지부진한 입법 처리에 당시 교육위원장이었던 조해진·유기홍 위원장에게 조속한 처리를 건의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22대 국회를 맞이하게 됐다.
원대협법 법안이 여야 쟁점 법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원대협의 전략 부재로 인한 것으로 본다. 원대협법 법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를 흔드는 힘이 부족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요인은 미약한 내부 결속력과 홍보 부족이다. 앞으로 원대협법 제정을 위한 탄탄한 논리개발과 함께 22개 대학 모두 나서고 40만 동문 전체가 일어나야 한다. 아울러 온라인 교육이 미래 고등교육의 대안임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다.”
- 사이버대에서 말하는 ‘이중 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사이버대는 법적인 규제부터 행정·재정적 측면에서까지 배제되고 있다. 우선 보건·교육 계열 학과 개설이 제한된다. 일반대학원·전문대학원을 설치할 때 일반대는 신고하면 되지만, 원격대학은 인가받아야 한다. 절차가 다를 뿐만 아니라 복잡하다.
또 의무기록사나 영양사 자격증 등을 취득할 때도 원격대학 학생들은 시험 응시부터 제한이 있다. 2014년 사법부는 사이버대 졸업생의 의무기록사 응시 자격 제한에 대해서 ‘원격수업이 원칙인 사이버대에서 실습·실기 수업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는다’면서 제한이 타당하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분야에서는 사이버대가 더 폭넓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법부 판단과는 다르게 정부에서는 사이버대가 아닌 일반대에 온라인 교육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대에는 온라인·오프라인 교육 모두에 제한이 없지만, 사이버대는 오프라인 교육의 한계만 부각시키는 게 아이러니다.
재정 분야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일반대 8057억 원을 비롯해 전문대, 국립대까지 대학 혁신지원사업 예산이 약 2조 원이 지원됐다. 그런데 사이버대 지원금은 고작 15억 원에 불과하다.”
- 미래 시대에 대응한 사이버대의 존재 의의라면.
“기존 고등교육은 시공간의 제약이 크고, 학제에 의한 연령에도 제한이 있었다. 교육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졌고, 학습 또한 실제 현장과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실용성이 현저히 부족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사이버대는 이 같은 문제 인식을 가지고 고등교육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현 초연결 시대에 사이버대는 탄탄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를 갖춰 발전시켜 왔다. 성인 학습자나 오프라인 교육에 한계가 있는 사람들의 평생교육도 책임졌다. 사이버대의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활용하면 학위를 취득하는 것 이상으로 국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교육시스템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사이버대의 강점은 지구촌 어디에서 누구나 가장 저렴하고 편리하게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 제2의 인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재교육, 직업교육, 계속교육 등을 위해 꼭 필요한 미래교육이 바로 사이버대다. 나아가 K-사이버대는 한류 열풍에 가장 적합하고 경쟁력 있는 교육모델로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문화적 영토를 확장하는 멋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해외 대학 간 원활한 교류를 위해서도 하루속히 원대협법이 통과돼야 한다.”
- 끝으로 교육부·국회, 그리고 우리 국민에게 특별히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원격대학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 비해 정부 지원은 극히 미미했다. 하지만 원대협은 학습자들의 평생교육을 묵묵히 책임져 왔으나,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
디지털 기반 시대에 걸맞은 온라인 교육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사이버대의 역할과 책임을 이제는 알아주고 적극 지원해 주길 바란다. 사이버대의 해외 진출을 통해 교육영토를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혁파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수십 년간 온라인 교육에 노하우가 있는 사이버대의 발을 묶지 말고 세계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동등한 기회를 주길 바란다.
이번에 원대협법이 통과된다면, 사이버대의 강점을 최대로 살리는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 대학이 힘을 합쳐 전 세계 K-교육 해외영토 확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 공병영 위원장은…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교육부 평가지원과장, 장관 비서실장, 교육안전정보국장 등으로 있었고, 서울대·충남대 사무국장을 지냈다. 충북도립대 제6·7대 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7월 글로벌사이버대 제2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최근 한국원격대학협의회에서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 국회통과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2024.05.31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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